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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일기/반가워 쑥쑥아

2021년 3월 15일 10시 55분. 안녕? 반가워 :-)

by 바람살랑 2021. 3.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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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늦어진 제왕절개 수술이 약 1시간 반 뒤로 순식간에 결정됐다.

아니 오후에 하려나? 하고 생각하던 찰라, "수술하러 가실게요"하며 간호사들이 들어와 버렸다.

 

 

 

두근두근.

 

 

아내를 수술실로 들여보내고 남편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정답은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더라.

 

스마트폰을 봐도, 책을 봐도, 병원 벽에 있는 포스터를 봐도

나는 보고 있는데 보고 있지 않은 느낌이랄까.

 

 

와이프의 현재 상태는 쑥쑥이는 횡아로 누워 있으며, 자궁아래에 태반이 위치한 전치 태반 상태이다.

이 때문에 주치의 선생님도 출혈 발생과 지혈이 어려워 수술이 조금 오래 걸릴 수 있다는 말을 남기고

수술장으로 들어갔다.

 

 

9시 수술 기준일 때 8시 20분에 수술장으로 이동한다 했었다.

와이프가 수술실로 이동한 시간은 10시 20분.

즉 나는 11시면 수술을 시작하겠구나 싶었다.

주치의 선생님이 들어간 것도 10시 35분 즈음.

 

 

 

11시가 넘겠구나 생각하며 안절부절 기다리고 있는데, 나를 찾는 간호사.

수술 중 수혈로 인해 보호자 확인서가 필요한 상황이란다.

 

알고는 있었지만,

수술 중 확인서를 받는단 사실에 수혈량이 많아서 그런건지 덜컥 겁이 났다.

그런 건 아니라고 설명해주는 간호사 얘기를 정신 없이 듣고 있는데,

 

수술장에서 나오는 한명의 아기.

 

 

그 시간 수술은 그녀밖에 없었는데, 내 머릿 속에는 다른 사람의 아이라 생각이 먼저 들었다.

이유인즉슨, 시간이 아직 11시도 채 되지 않았었기 때문에.

 

 

 

근데 그 간호사는 내 이름을 부르더라.

뭐지? 하면서 보게 된 쑥쑥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작았고, 더 빨갰고,

울고 있지는 않았다.

 

 

2.71 kg으로 세상에 나온 쑥쑥이.

쑥쑥이는 바로 신생아실로 옮겨졌고,

나는 부모님께 장인장모님께 연락을 드렸다.

그리고 내 수도꼭지도 함께 열렸다. 콸콸 보다는 질질.

 

차분하게 쑥쑥이를 맞이해주고 싶었던 내 계획이 당황함으로 바뀌었지만,

그게 뭐가 중요하리.

 

 

무사히 잘 태어난 쑥쑥이가 대견스럽고, 사랑스러울 뿐이지.

감동 또 감동.

 

 

 

수술실에 있던 그녀는 아이를 꺼내는 액션을 느꼈는데,

그 순간 세상이 떠나가라 울음을 터뜨리는 쑥쑥이 소리를 들으며 그 어느때보다 안도했다고 한다.

후하후하.

 

 

 

이렇게 우리 쑥쑥이는 2021년 3월 15일 오전 10시 55분에 태어났다. Welcome :-)

쑥쑥이의 생일이 아버지 양력 생신과 우연히 일치하는 건 안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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