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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생 많았어. 어영부영 미음으로 저녁 식사를 대신하고 잠이 들어버린 그녀. 무통 주사 버튼을 손에 꼬옥 쥔 채 잠 든 그녀의 모습이 한없이 예쁘기도, 울컥할 정도로 마음 한 켠이 아리기도 하다. 28살의 정말 사랑스럽고 아름다웠던(아니 지금도 충분히 아름답다) 그녀는 임신이라는 큰 벽을 넘고자 수차례의 시험관과 결단이 필요했던 자궁 선근증 수술, 그리고 본인에게는 전부라 할 수 있었던 회사도 퇴사했다. 6년이 넘게 이어졌던 심적 고통을 어떻게 말로 설명할 수 있으랴. 와이프가 잠든 사이 병실 한 구석에 앉아 그 시절 생각에 잠겨본다. 생리 때면 통증 때문에 침대에서 데굴데굴 구르던 그녀.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백한 얼굴로 몸을 질질 끌며 출근했더랬지. 생리 중 무리하게 떠났던 부산여행에서는 돌아오던 중 급하게 고성 즈음.. 2021. 3. 27.
KOLAS/KAS 공인기관 원격 평가 실시 코로나 19로 인해 전 세계가 들썩거리고 있는 요즘. 내가 근무하고 있는 기관에서도 출장 제한/방문 제한/재택근무 실시 등 사람간 접촉을 최소화 하기 위한 여러 수단을 적용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 기관의 KOLAS 2차 사후평가 실시기간이 도래해 왔다. 회사에서는 방문을 일체 제한 중인 상황. KOLAS 사무국에 문의했더니 아래와 같은 공고자료를 보내줬다. Webex/Zoom과 같은 화상회의 플랫폼을 이용하여 원격평가를 실시하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지난 3월 9일~10일. 우리 기관은 원격평가를 마쳤다. 원격 평가를 위해서 1차/2차 예비회의를 진행했고, 이 때에 Webex 접속 상태를 확인하고, 원래는 직접 봐야 할 문서들을 스캔하기 위한 리스트 업을 했다. (정식 명칭: 추가제출서류) 우리 기관의 .. 2021. 3. 16.
D-day! 쑥쑥이 In the house :-) 210315 오늘은 드디어 쑥쑥이가 태어나는 날. 사실. 와이프의 소양증이 심해진 최근 한달 사이 많은 일이 있었다. 여러 피부과를 다니며 전전긍긍하다가, 결국은 분당서울대 피부과에 협진을 시작했다. (다만, 분당서울대 피부과에서도 임신 중 손을 쓸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그래서 와이프는 출산 전 진료를 주간단위로 다니며 쑥쑥이와 피부의 상태를 함께 체크했다. 지난 주 화요일, 날짜로는 3월 9일. 이 날은 산부인과, 마취과, 피부과 진료를 모두 본 날이었다. 결과적으로는, 피부 소양증 상태, 전치태반으로 확정난 와이프의 자궁 상태 등을 고려했을 때, 수술 예정일이었던 3월 19일보다 4일 정도 앞당겨 3월 15일에 수술을 하자고 했다. 앞전 진료에서 이러한 내용을 권하고 고민하게 했다면, 오늘의 진료.. 2021. 3. 15.
[32주] 갑작스레 찾아온 소양증 210216 지난 주 병원을 다녀오기까지, 쑥쑥이는 거진 2 kg로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중이었다. 그런데, 지난 일요일 저녁부터 와이프가 슬슬 몸을 긁기 시작했다. 임산부의 배가 점점 불러오면서 아랫배쪽의 피부가 트는 것은 다반사. 그 때문에 여러 튼살 크림도 나오고 있다. 와이프도 점점 트는 정도가 심해져서 간지러워지는 만큼 더욱 더 튼살 크림을 열심히 바르고 있었는데, 지금의 간지러움은 그걸 뛰어넘었다. 살짝 긁기라도 하면 수포처럼 자잘한 종기들이 올라오면서 미친 듯이 가렵기 시작한다. 어제와 오늘은 잠을 설치고, 자는 중간에도 마구마구 긁을 정도. 수포가 가라 앉도록 냉찜질을 해 봐도, 알로에를 발라보아도, 부채질로 피부 온도를 낮춰보아도 소용이 없었다. 몸 내부에 카페인을 섭취해주면 좀 나아진다.. 2021. 3. 15.
31주 맞이 15층 오르기 대작전(?) 2월 5일 아침, 아파트 엘리베이터의 바닥 교체 공사에 대한 공지가 꽤나 시끄럽다. 소요시간은 약 한시간. 평상시와 다른 큰 소리의 알림에 "아 뭐야?"라는 볼멘 소리가 절로 나왔다. 그녀는 처형과 조카와 함께 집 앞 카페로 향했다. (물론 카페 이용 방역 수칙은 준수했다.) 이윽고 얼마나 지났을까? 아파트에서는 엄청난 드릴 소리와 함께 굉음이 나기 시작했다. "공지 못 봤는데, 어느 집 리모델링 제대로 하나보네" 생각했던 나. 그리고 잠시 후. 7살 조카가 헥헥 거리며 집에 올라와 현관에 드러눕는다. 잉? 무슨일이지? "이모랑 집에 오려는데 엘베가 수리 중이라 거러와써요" 헉. 오마갓. 큰 소리의 공사 알림 소리에서 공사 시간을 흘려들은게 문제였다. 설마 하는 생각에 이모의 위치를 묻자. 계단 어디선가.. 2021. 2. 7.
카시트에 대한 고민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에도, 쑥쑥이가 태어나 내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함께 간다는 생각을 하면 참으로 무섭고 떨린다. 덜컹이는 차에서 그 무엇보다 안전해야 하기에. 그래서 나의 카시트에 대한 고민은 점점 커져만 갔다. 엄청나게 많은 고민을 하고 사고자 하는 모델을 바꿨었는데, 그 결과를 정리해보려고 한다. 카시트 선택의 우선 순위. 1. 안전성 2. 편의성 3. 가격 카시트 모델들 중에서 바구니 카시트의 안정성이 제일 높고, 점차 크기가 커질 수록 낮아진다. 이러한 부족을 채우기 위해, 유럽에선 ADAC 테스트도 진행하고, I-SIZE라는 인증규격을 만들어 반드시 이 규격 인증을 받도록 했다. 다만, 우리나라는 아직이다. 게다가 대다수의 국내 브랜드는 중국산 카시트를 그대로 가져다 자사 이름만 박.. 2021. 2. 3.
[30주] 점점 커지는 배, 우다다다 태동, 힘든 와이프 지난 2주 사이 와이프는 두번의 병원엘 다녀왔다. 지난주엔 분당서울대, 오늘은 을지대. 둘다 모두 아주 좋은 경과임을 확인하고 올 수 있었다. 오늘 확인한 쑥쑥이 체중은 1.7 kg! 항상 걱정하던 경부길이도 정상, 정밀 초음파상 조금 늘어져 있던 것처럼 보였던 신장도 정상으로 돌아왔다. 다만 아쉬웠던건 3번째 정밀초음파임에도 불구하고, 엄청 선명하게 보지 못했단 것과, 오늘 을지대에서 두번째 입체 초음파를 했는데, 자궁벽에 얼굴을 파묻고 있어 볼 수 없었다는 점. 그러나 모든 징후와 경과가 아주 좋다고, 두 병원의 선생님께서는 피드백 해주셨다. 아주 다행을 어깨에 얹고, 요즘 와이프의 모습을 보면 정말 배가 쑤우우욱 나오기 시작한다. 튼살 크림을 듬뿍듬뿍 발랐음에도 불구하고 배 주변으로 트기 시작하는 .. 2021. 2. 3.
나보다 나를 더 이해해주는 너. 고맙다. 아주 오오오랫만에 야근을 하고 있던 이번주 수요일. 대학 동창 녀석에게 전화가 왔다. 그 누구에게도 먼저 전화하거나 안부를 묻지 않는 나. 그래서 웬만한 친구들은 "살아 있냐?"라는 질문과 함께 욕을 쏟아내곤 한다. 개놈시끼들. 고맙다 :-) 역시나 이놈도 한 푸닥거리를 하고나서 근황토크로 시작됐다. 당연히 토크 주제는 육아&임신. 지난해 아주 사랑스런 아들녀석을 품에 안았던 친구였다. 너스레 떨며, 신생아 용품은 나에게 넘기라는 나에게 "야 있는거 없는거 다 줄게. 그거만 줘? 선물도 줄꺼야~" 라는 친구. 물론. 위에도 썼듯이 친구의 득남소식에도 선물을 할 생각 조차 못 했다. "야 Give가 있어야 Take도 있는건데, 말만으로도 고마워. 진짜 고맙다"라는 내게 나의 머리와 마음을 한대 친듯 울리게.. 2021. 1. 15.
[28주] 쑥쑥이는 무럭무럭 자란다. 반대로? 어느 덧 찾아온 28주. 그녀의 배는 점점 터질 듯 빵빵해진다. 아래가 나오다가. 앞으로 나오더니. 옆으로 커지고. 위로 쑤욱 올라왔다가. 앞으로 다시 나오고. 옆이 더 꽉차더니. 이제는 동그란 형태로 정말 풍선 처럼 되어 가고 있다. 이번주 화요일엔 정기 진료가 있어서 병원엘 다녀왔음. 경부 길이가 좀 짧긴 하지만, 아무런 문제 없는 수준이니 걱정 말고 일상 생활 하라고. 분당서울대에서 확인한 경부길이는 2.6 cm?? 근데 또 다시 빠지는 듯한 느낌에 불안해서 찾은 동네 산부인과에서는 4 cm 대라고 안심하라고 했다. 경부 길이를 재는 방법이 다른건지, 컨디션이 다른건지. 암튼 두 의사 모두 안심하라고 하니 안심하는 거로. 쑥쑥이는 이제 1 kg을 가뿐하게 넘기며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그런데 이 주.. 2021. 1. 15.